액체가 기체로 되는 과정을 기화라고 합니다. 기화는 다시 액체의 어느 부분에서, 어떤 온도에서 일어나는 지에 따라 증발과 끓음,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. 두 과정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알아봅시다.
A. 증발
물 한 컵을 오래 공기 중에 놓아두면 물이 점점 줄어드는
것을 알 수 있습니다. 그렇다면 물을 이루고 있던 물 분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요? 아래 그림을 잘 살펴보면 액체 상태에서 물 분자들을 처한 상황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.
이 두 종류의 물 분자들이 처한 상황의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? 표면에 있는 물 분자들의 경우 아래와 옆에는 이웃 한 물 분자들이 있지만
위에는 다른 물 분자들이 없습니다. 그러나 표면 아래의 물 분자들의 경우에는 아래, 옆, 위에 이웃해 물 분자들이 있지요. 액체 상태에서는
물 분자들 사이에 잡아당기는 힘이 있습니다. 기체가 되려면 이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낼 만한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. 표면 아래의 물 분자가 아래, 옆, 위의 다른 물 분자들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겨내는 것보다 표면의 물 분자가 아래, 옆의 다른 물 분자들의 끌어 당기는 힘을 이겨내는 것이
훨씬 쉽지요. 그러므로 표면의 물 분자들은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천천히
달아날 수 있습니다. 이렇게 표면의 물 분자들이 천천히 기체 상태로 되는
현상을 증발이라고 합니다.
B. 끓음
뚜껑이 열린 냄비의 물이 끓는 것을 어떻게
알 수 있나요? 아마 뽀글뽀글 소리를 듣고 알 거예요. 그런데 방안에 둔 물컵으로부터 물 분자들이
증발할 때 뽀글뽀글 소리를 들은 적이 있나요? 을 거예요. 바로 이 점이 증발과 끓음의 차이입니다. 끓음은 정확히 어떤 것에고, 왜 물이 끓을 때 소리가 나는지 알아 봅시다.
증발의 경우와는 달리 끓이기 위해서는 가열하여 짧은
시간 내에 많은 열(에너지)을 공급해야 합니다. 이 열은 물 전체에 골고루
공급되고, 표면 아래의 물 분자들조차도 주위의 여러 다른 분자들의 끌어당김을 이겨낼
정도로 충분한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. 이러한 여러 분자들이 물의 안쪽에서
모여 기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을 흔히 기포라고 하지요. 이 기포들은 가벼우니까
물 위로 올라오게 되고, 이때 나는 소리가 뽀글뽀글이랍니다.
정리하면 증발은 주위의 열을 표면의 분자들이 흡수하여
천천히 다른 물 분자들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입니다. 반면, 끓음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
열을 공급하여 표면 아래의 분자들까지도 빠른 속도로 다른 분자들로부터 떨어져
나와 물 안에서 기포를 만들고, 그 기포가 물 위로 올라오는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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